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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사회 이슈 건축물

서울역센트럴자이: 내력벽과 비내력벽, 필로티의 개념과 붕괴 조짐 및 건축종사자의 분석자료 (feat.포항지진과 광주 붕괴사건)

by 북한산호랭이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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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이번 상황을 통해서 필로티와 아파트 구조의 이해와 개인적인 의견을 전해드리는 내용입니다. 특히 현재 상황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아파트 붕괴로 이어진다는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글입니다. 정리하면, 특정 건설사를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내용이 아닌 지나치게 와전된 이야기나 곡해를 건축하는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바로 잡아보고자 작성하였습니다. 현 상황이 심각하고 걱정되는 상황임은 틀림없고 빠르게 원인이 분석되고 조치가 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로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최근에 서울역 인근에 있는 아파트 필로티 기둥이 찌그러진 사진이 인터넷에 돌았습니다.
누가 봐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이 사진을 두고 붕괴되니 대피해야 되니 말들이 많습니다.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기둥(왼쪽)과 1차 점검 결론(오른쪽)



2017년에 준공한 이 아파트는 탑티어 브랜드로 유명한 자이의 아파트여서 더 충격을 주는데요.
최근 불거진 타 건설사의 석재탈락이나 입주자점검 문제와는 다른 구조적인 문제로 보이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불과 1년전 광주에서 현대산업개발의 붕괴사건이 있었기에 더 걱정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실 아파트의 역사는 현대산업개발이 훨씬 오래된 탑티어 회사이기도 하지만 공사 관리부실과 여러 이해관계들이 얽히면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이는 단순 시공사의 잘못으로도 볼 수 없고 복합적인 문제로 보였습니다.

 
이번 서울역 센트럴자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반의 문제인지, 설계의 오류인지, 구조상의 오류인지, 시공상의 하자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심의, 구조심의 등이 있고 설계사사무소, 구조설계사무소, 공사감리, 안전기사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이중 삼중으로 해두었죠. 
 
현재 수많은 언론과 호갱노노, 댓글들에서 보이는 내용처럼 날림 공사나 심각한 결함은 아닌 것으로 사료됩니다. 날림 공사를 못하게끔 현장에 감리가 있고 현장 소장의 경우 본인의 목숨줄과 같은 현장을 부실하게 공사하여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아파트 붕괴음과 크랙 이후 최초 신고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시공사, 구조기술사, 중구청이 출동하여 현장점검을 하고 잭서포트로 구조보강을 한 상태입니다. 대피를 해야할 정도의 구조적 결함은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해당 기둥은 주요 구조체 문제가 아니기에 당장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견입니다. 
 
건축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는 게 맞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내력벽과 비내력벽, 그리고 필로티 구조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역 센트럴자이 현황

서울역 센트럴자이는 만리2구역이 주재개발 정비사업으로 만들어진 아파트입니다. 
2017년 8월에 입주한 지하 5층, 지상 16~25층 아파트이고 총 1,341세대입니다. 
 
2014년에 분양을 하였고 당시는 만리동은 낙후된 주거지역의 대명사로 분양 당시는 미분양이었습니다. 
분양가는 2014년 당시 84A 최고가 6.9억이었습니다. 
 
건축설계는 건화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하였고 시공사는 GS건설입니다. 
사진으로 분석해본 필로티 기둥 파손된 동은 111동입니다. 
외벽기둥 대리석 이탈과 내부 철근콘크리트 기둥의 전단파괴로 보입니다.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111동 표시) - 카카오맵 제공

 
2014년이면 재개발 시장에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기 전의 GS건설이었던 만큼 (개인적인 의견)
시공 퀄리티에는 더 신경을 썼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항간에는 재개발 아파트라 조합원 세대만 제대로 짓고 나머진 날림 공사했다는 말도 있는데 상식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한, 철근을 빼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것 또한 불가능합니다. 
 
시공하는 사람은 해당 세대가 조합원 물건인지 아닌지 판단도 못할뿐더러,
동일한 골조로 올라가는 아파트 특성상 층별로, 세대별로 변화를 주는 것이 더 어렵고 공사비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현장에는 시공사 이외의 감리사가 있습니다. 
시공사 GS건설과는 전혀 관계 없는 감리회사의 직원이고 시공사에서는 오히려 불편한 갑의 위치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도면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체크해주는 감시 체계가 있기 때문에 부실시공이나 시방서대로 시공이 안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뒤에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필로티의 의미와 구조

필로티의 사전적 의미보다는 개념적인 걸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상층(1층)을 개방적으로 만들어 사람의 통행, 차량의 통행과 주차 등이 가능하게 만든 공간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기존 벽식 건축물에서 기둥&보 구조가 개발이 되면서 답답한 벽이 아닌 얇은 기둥을 설치하여 지상층의 개방감을 확보하는 개념입니다. 
 

서초그랑자이 아파트 필로티 - GS건설

 
 
즉, 아파트에서는 지상의 개방감과 입주민들의 보행, 주동 진출입을 위한 통로로 쓰이는 공간입니다. 부분적으로 자전거 거치나 쓰레기집하장으로 쓰이기도 하죠.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아파트의 대부분은 벽식구조(복합구조)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지상부 세대는 벽식구조이고 지하층으로 가면서 트랜스퍼(벽식에서 기둥으로 구조 변경)가 이루어져 지하층에는 기둥구조로 변경됩니다.
 
세대는 공사비 때문에 벽식구조로, 지하주차장은 주차 효율을 위해 기둥식 구조로 복합식 구조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필로티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게 이 정도로만 끝내고 마지막으로 석재마감에 대한 개념만 설명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난 포항 지진사건으로 필로티에 대한 내용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필로티 기둥 붕괴 관련하여 석재랑 기둥 사이가 비어있는 것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시공을 할 때 저층부 석재마감은 장식을 위한 요소로 기둥이나 벽에 앵글(철제 고정장치)로 석재를 잡아줍니다. 
 
정상적으로 시공된 것이니 기둥과 석재 사이 공간은 문제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석재마감(장식용)과 앵글 설치 공사과정

 
 
 
 
 
 

기둥 붕괴 현황 및 내용 파악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배치도

 
이번 사건의 현장은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이고 해당동은 111동입니다. 
84m²으로만 이루어진 동으로 A타입, B타입, C타입이 모여있습니다.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는 34평형으로만 이루어진 23-24층 아파트입니다.
사실 30층이 넘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에 최근 아파트들에 비하면 하중이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간단하게 84A 타입의 구조벽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해하기에는 그림이 좋을 것 같아 그림자료를 많이 가져왔습니다. 
 

84A 타입 구조벽 표시(빨간색)과 문제가 된 기둥(빨간색 동그라미)

 
다른 평형을 살펴보진 않았지만 대부분 구조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위세대 대부분이 내력벽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겠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부분의 아파트는 벽식구조(복합구조)이고 위 그림과 같이 내력벽들로 구성되어서 아주 튼튼하게 지어집니다. 아파트는 붕괴사고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이유로도 볼 수 있죠. 
참고로 광주 붕괴사건은 벽식구조가 아닌 무량판구조(기둥식의 변형 구조)로 다른 구조입니다. 
 
주요 구조역할은 하지 않지만 간단한 지지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둥이 이에 해당됩니다.
주요 구조부가 아닌 이 부분이 그렇다고 하중을 안받는것도 아니고 구조적 힘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내력벽이나 주요 구조부에 비해 그 비중이 작다는 의미입니다.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해당 기둥이 있는 부분도 철근콘크리트 구조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둥은 위 그림에서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는 실외기실 앞 기둥으로 보입니다. 
상세 내용은 아래 이미지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공식 구조평면 자료는 아닌 제가 인터넷 서칭과 실무경험으로 봤을 때 내력벽 구조를 파악한 것이니 참고로만 봐주세요.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준공 당시 - 구조 개념 설명용

위 그림을 참고해 주세요.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2세대가 좌우로 거울처럼 대칭되어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는 3 베이(방-거실-방) 구조로 되어있어 총 6칸으로 구성되어 있죠. 
 
일반적으로 각 방과 방 사이는 구조벽(철근콘크리트로 구성된 내력벽)으로 구성됩니다. 
이 내력벽은 필로티까지 쭉 이어집니다. 그림에서도 빨간색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죠.
여기서 작은방과 작은방 사이에만 특이하게 수평벽 내력벽으로 되어있습니다. 파란색 부분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기둥은 84A타입 2개 사이 침실 앞 실외기실의 기둥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구조벽(내력벽) 역할을 해주는 건 뒤에 있는 파란색 부분 벽인 거죠.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주요 구조부이고 문제가 된 기둥은 주요 구조부는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GS건설에서도 1차 점검에서 구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보다 더 경험이 많고 연차가 많으신 전문가들이 많은 집단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쓰이는 구조벽, 내력벽, 비내력벽 등의 용어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어들도 법적 용어는 아님을 참고해주세요.
 
 
 
 
 

 
 

짧은 구조적 소견

저는 구조기술사이거나 전공자는 아닙니다.
건축전공자이자 건축사로써 유사업계, 또한 아파트 설계 종사자로서 짧은 소견을 보탭니다.
 
구조는 기본적으로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그 외에도 적설로 인한 하중이나 풍력, 토압, 등으로 인한 횡력 등으로 인한 다양한 구조적인 검토를 합니다. 
 
아파트는 대부분 지상 1층부터 최상층까지 벽식구조로 올라갑니다. 구조적으로는 더 튼튼하고 안전하죠. 
아파트는 지상 1층이 기둥식 필로티는 아닙니다. 대부분 벽들이 그대로 내려오죠. 
 
구조적으로는 대부분 문제가 없고 아파트는 붕괴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입니다. 
 
 
2017년 포항에서 지진으로 인한 필로티 붕괴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빌라와 같은 다세대주택은 아프트와는 조금 다릅니다. 
빌라는 지상 1층을 필로티가 기둥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지상 1층과 2층 사이에서 구조변이가 이루어집니다.
 
복합구조라는 의미인데 그만큼 하중에 대한 부담이 지상 1층 천장에 있는 보와 기둥에 많이 가중됩니다.
 
즉, 횡력과 하중 등에 가해지면 아파트보다는 충격에 취약한 구조인 것입니다. 
게다가 빌리가 2000년대 이전에 지어졌다면 더욱더 지진과 같은 충격에는 약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와 기존 포항 지진으로 인한 필로티 문제, 그리고 광주 붕괴사건을 연결 지어 생각할 순 없습니다.
 
 
 

 
 
 
 
 


결론: 구조상은 문제가 없으나 확실한 설명과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의 상황과 분석으로 보았을 때 이미 준공된 아파트이고 7년 차 아파트인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는 붕괴위험이나 안전상의 문제는 크게 없어 보입니다. 
 
우연히 서울역 센트럴자이의 관리사무소 경과일지를 보게 되었는데요.
2023년 3월 21일 기준으로 서울시 지역안전센터장, 구조기술사, 건축사 등을 비롯해 구청 관계자와 GS건설이 합동으로 점검하였고 '구조 안전 관련 하중을 받는 기둥이 아닌 장식 기둥 상부가 까진 것으로 구조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1차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설계와 시공 당시에는 하중을 크게 부담하지 않는 기둥으로 설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오류인지 시공 하자인지, 사용상의 문제인지 알 수 없으나 큰 하중이이 해당 기둥으로 전달되어서 파괴된 것은 팩트인 것 같습니다.
 

 

 


하중을 받는 주요 기둥이 아니라서 괜찮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은 있습니다.
설계상 하중을 받지 않는 기둥이라고 해도 철근을 넣은 철근콘크리트 기둥이 부서졌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하중을 받지 말아야 할 기둥이 하중을 받았고 설계 당시 기준보다 더 많은 하중이 가해졌기 때문에 부서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정확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현장에서 시공 품질의 문제인지, 설계상 오류인 건지, 구조해석의 오류인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추후 GS건설에서 정밀안전진단 전체동 진행 및 진단결과에 따른 보수 진행, 입주민 피해 대책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정밀안전진단이 접수 및 확인, 검토하는데 시간이 최소 몇 주는 소요된다는 점에서 서둘러서 진행을 하였으면 합니다. 
 
 
 
우리의 신체가 기본적인 골격(주요 구조체)이 튼튼하더라도 발가락(주요 구조체가 아닌 부분) 하나가 부러지거나 다치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전체적인 자세나 허리 등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사소한 하나라도 정확히 점검해 보고 정보의 공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거 공간은 사람들의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이고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하는 곳입니다. 불안한 주거생활만큼 스트레스가 없겠는데 빠르게 정밀안전검사를 통해 정확한 대처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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