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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정책/과거 정책

[전세 제도-1] 전세의 시작과 전세 자금 대출, 금리의 변화

by 북한산호랭이 202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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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제도의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최근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하면서 언급을 했기 때문인데요.

 

전세는 우리나라와 아시아 소수의 국가에만 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제도가 생겼고 우리는 어떤 이득을 보고 있는 걸까요?

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전월세가격지수 및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 한국부동산원

 

 

일단, 전세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집주인(임대인)은 세입자(임차인)에게 무이자로 큰돈(전세 보증금)을 빌리는 것이고 

세입자(임차인)은 집주인(임대인)의 집에 일정 기간 들어가서 사는 제도입니다. 

 

현금과 현물의 한시적인 맞교환인데,

굳이 해석하자면 세입자가 빌려준 전세금의 이자랑 월세를 퉁 치는 개념입니다. 

 

무엇보다 나라의 제도가 아닌 자생적으로 발생한 사적금융제도라는 점에서 아주 특수성 있는 이 전세라는 제도를 이해해 볼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세 제도의 전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전세제도 폐지는 현실성이 있는지, 그리고 폐지로 인한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긴 아파트와 전세의 역사 속에서 지금과 같은 전세제도 폐지 제도가 있었는지 다양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세제도 국가

전 세계적으로 전세제도가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대부분 아시아에 있는 제도이고,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는 임대아파트가 전세제도처럼 운영되는 곳이 있죠.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주택시장과 임대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세 제도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형태의 제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외의 전세와 유사한 형태의 제도가 있는 국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 전세제도와 거의 유사해서 제외하고 중국, 대만, 그리고 홍콩만 알아보았습니다. 

 

[중국]
중국에서는 "年租金" (niánzūjīn)이라고 불리는 장기 임대 제도가 있습니다. 이는 일정 기간 동안 임차인이 전체 임대료를 한 번에 지불하는 형태로 전세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만]
대만에서는 "租金一次付清" (zūjīn yīcì fùqīng)이라는 형태의 장기 임대 제도가 있습니다. 이 역시 일정 기간 동안 임차인이 전세금을 지불하고 해당 기간 동안 주택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홍콩]
홍콩의 주택시장에서는 "全數現金" (cyùnsù hínkà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전세와 유사한 형태의 임대가 이루어집니다. 임차인은 전체 임대료를 한 번에 지불하고 일정 기간 동안 주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의 공통점은 전체 임대료를 한번에 지불한다는 점입니다.

즉 월세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전세처럼 내가 지불한 임대료를 그대로 돌려받는 개념이 아니고,

당연히 지불해야할 월세를 지불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전세제도는 정상적인 대여(렌트)의 개념이 아닌 것이죠. 

우리나라의 전세는 보증금이라는 신뢰관계로 형성된 아파트 대여인데요. 

중요한건 이용료(월세)를 내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주도에서 자동차를 1년간 빌리는데,

일반적인 나라에서는 월 100만원 씩, 1년간 1,200만 원을 내야 합니다. 

억지로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전세개념은 1억의 보증금을 맡기고 1년간 자동차를 타고 반납하면서 다시 내 1억을 돌려받는 개념이죠. 그 사이에 발생한 기름값이나 사고로 인한 비용 등은 내가 당연히 내면서요.

 

물론 자동차와 부동산은 감가상각 측면에서 다르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아주 특이한 개념입니다. 

 

유독 한국에서만 발달한 개념인 전세는 영어로도 'Jeonse'입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전세의 개념을 설명하려고 해도 이해를 못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한국은 천국인가? 너무 좋은 제도이다!'라고 감탄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스웨덴과 독일, 뉴질랜드는 전세라는 제도를 주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이 나라들은 월세나 주택을 소유하는 비중이 대부분이죠.

 

이러한 유럽국가나 뉴질랜드의 경우는 전세제도가 일부 존재하였으나 그 위험성이나 부적절성을 판단하고

국가의 차원에서 금지시키고 없애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전세제도의 장단점

전세제도는 전체 주택 임대차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주된 거래 방식입니다. 

소비자에게 월세가 유리했다면 전세보다는 월세가 더 유행했겠지만 전세가 자리 잡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전세제도의 장단점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장점을 4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금융 부담 감소

임차인 입장에서 임대료를 한 번에 지불하기 때문에 매달 임대료를 납부하는 월세보다 금융 부담이 적습니다전세금을 한 번에 지불하면 그 이후로는 임대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2. 장기적인 거주 안정성

전세는 장기적인 임대 게약을 통해 주택을 사용할 수 있기에 거주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매년 임대료가 인상되거나 임대인이 주택을 판매하는 걱정이 월세보다 전세가 더 안정적입니다. 

즉, 임대차 보호법 등으로 2-4년의 보장되는 거주 안정성이 장점입니다. 

3. 자산 가치 유지 및 상승 가능성

전세 자금은 주택 가치의 일정 비율(40~90%)을 차지하며 임대 기간 종료 후에는 반환됩니다. 

따라서 주택 가치가 유지되거나 상승할 경우 전세금을 돌려받는 것은 자산적인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 주택 소유 비용 회피

주택 소유에 따른 유지비용, 세금, 보험 등과 같은 추가 비용을 피할 수 있으며, 주택 관리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즉, 편하게 생각하면 그냥 평생 전세로 장기 투숙하면서 주택 소유하는 비용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크게 보면 임대인은 큰돈을 공짜로 얻어서 다른 곳에 투자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위의 장점들은 임차인 입장이 대부분인데, 임차인은 다른 의미로 거주에 대한 큰 걱정 없이 2년 이상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년마다 전세보증금을 높여줘야 하거나 쫓겨나는 상황만 아니라면 사실 장점으로 볼 수 있는 점이 많습니다. 

 

 

 

반대로 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높은 초기 비용 부담

전세제도에서는 임차인이 전세금을 한 번에 지불해야 합니다.

이는 처음 주택을 임대할 때 큰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초기 비용 부담이 상당히 크고, 주택 구매나 월세와 비교할 때 자금 조달에 어려 룸을 겪을 수 있습니다. 

 

2. 전세금 환급의 불확실성

전세기간이 종료되면 전세금을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지만,

주택 시장의 변동이나 임대인의 의도에 따라 전세금의 환급이 불확실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임차인에게 불필요한 걱정과 금전적 손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하락기에는 이러한 현상이 흔하게 발생되는 문제입니다.

 

3. 자산 가치 활용의 제약

전세금은 장기간 동안 주택에 투자되어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전세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현금화되지 않으며,

금융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4. 주택 소유권 및 권리 제한

전세제도에서 임차인은 주택을 임대하는 권리만 갖게 되며, 소유권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임차인이 주택을 자유롭게 수정하거나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습니다. 

 

 

 


위에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입장에서 장점과 단점을 간략하게 살펴봤는데요.

 

임대인이나 투자자 입자에서는 큰 목돈을 은행이 아닌 민간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큽니다.

게다가 이자가 없는 무이자 대출 같은 개념이죠. 

 

게다가 세입자인 임차인도 다음 세입자가 구해질 때 나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공실 리스크도 낮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낮추는 전세제도가 아주 합리적입니다.

 

전세는 결국 자산 증식의 개념에서는 임대인에게 특히 유리한 제도입니다. 

 

반대로 임차인에게 유리한 점은 아파트 관리의 부담이 없고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시기마다 쉽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과 금리

주택은 매매하는 방법과 전세/월세로 임대해서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임대해서 사는 방법 중에도 큰 금액을 마련해서 전세로 사는 방법이 우리나라의 큰 특징입니다. 

 

전세는 기본적으로 대출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전세제도의 확산이 1970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일자리를 찾아 농촌 인구들이 대거 대도시로 몰려들면서 주택 수요가 급증하였습니다.

 

농을 팔아 큰 목돈을 가지고 올라온 세입자들이 월세를 내기보단 큰 목돈을 맡기고 사는 게 편리하다고 생각한 시기입니다. 

 

대부분 투자자들이었던 임대인은 전세를 내주고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저축하여 투자하였습니다.

1970년대 당시는 저축금리가 12%, 은행 대출금리가 20%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자수익에 세금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세제도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도입한 제도가 아닌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탄생한 사적금융제도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IMF)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한국은 12~15%의 금리가 오랫동안 적용되어 왔습니다. 

즉, 이 시기 까지는 대출을 왕창 받아서 다주택자가 되어 투자하는 방식이 유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리가 4~5%에 정착하게 되면서, 부동산 투자의 방향성과 포트폴리오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2000년대 초반에 부동산 시장이 급속한 호황을 누리게 되면서 낮은 금리를 활용해 부동산 가격을 높이고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국가 정책으로 전세자금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키던 시기로,

2004년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출범하여 은행에서 전세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보증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 금융권까지 모두 전세자금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고공행진하던 부동산과 전세가격도 2008년 리먼 사태로 주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 당시는 금리가 2%에 못 미쳤던 반면 전 세계적인 부동산 충격으로 가격이 하락했었고, 

투자과 저축으로 목돈이 많은 사람들도 집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향후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아 집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그냥 전세로 사는 경우입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대출 하락 - 2022년 11월 금융위원회 자료

 

 

 

역사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던 건 결국 금리입니다. 

금리가 낮으면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금융시장은 활기를 찾고 상승합니다. 

 

밀접하게 유동성(돈의 양)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이 코로나 특수성으로 돈을 뿌리게 되면 자산의 가치는 무한히 상승합니다.

그리고 유동성은 계속해서 상승해 왔습니다. 

 

정리하면 부동산 가격은 절대 하락하지 않습니다. 

 

구구절절 역사 이야기로 길어졌는데, 

사실하고 싶었던 부동산 가격의 상승 논리와 전세자금 대출과 금리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50년에 가까운 부동산 시장의 흐름 속에서 큰 맥락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세는 대부분 큰 목돈이나 대출로 구성이 됩니다.
(2) 전세자금대출로 형성된 전세보증금은 아파트 가격의 50~90%를 형성(전세가율)합니다. 
(3) 금리가 낮아지고 대출 비율이 높아질수록 전세보증금은 높아집니다. 
(4)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격이 비슷해지면 (전세가율이 90%) 아파트 가격이 오릅니다.
(5)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다시 전세가율이 오릅니다. 
(6) 임차인은 눈물을 머금고 비싸진 전세나 월세를 맞춥니다. 
(7)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금리를 빠르게 높이거나 대출을 쪼여야 합니다. (2022-23년 현재)
(8) 하지만 부동산 가격과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임대인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합니다.
(9) 파산신청 혹은 전세사기 현상이 나타납니다.
(10) 정부는 뒤늦게 전세제도 폐지 및 변경 아이디어를 냅니다.
(11) 아무도 대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장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12) 다시 (2) 번부터 반복됩니다. 

 

조금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제 개인적인 해석일 수도 있습니다. 

매번 정확하게 떨어지는 시대 분석이 아닐 수도 있지만 큰 맥락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현재 이야기 나오는 전세사기와 전세제도 폐지에 대해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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