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국제도시는 신도시 중에서도 세련된 건물이 많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건축물은 이제 착공한 '연수구 송도동 115-2'의 송도 국제도서관입니다.
국비로 114억을 확보하는걸 전제로 추진했으나 실패하면서 인천시 비용으로 대체하여 확보하였고,
현재 다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직적인 기존의 도서관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을 기대하는 작품입니다.
2021년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1등 작을 선정하였고, 이제 사업을 시작합니다.
공사비 477억으로 지하 1-지상 3층(연면적 8,197m²)의 건축물이고, 층별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층: 유아 및 어린이자료실, 강당, 북카페
2층: 일반자료, 학습공간, 문화교육강의실, 동아리실, 전시공간
3층: 사무실, 동아리실, 멀티미디어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21년에 공개된 5개의 작품들(1등-공동 4등 2개)에 대한 짧은 구경과 함께,
초기 계획안이 현재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동 4등, STL Architectes + 범건축
한국 건축사사무소 범건축과 미국 시카고에 있는 STL 건축사사무소의 콜라보 작품입니다.
STL은 광주 대표도서관 국제공모, 대구 중앙도서관 국제공모 등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했던 회사입니다.
그만큼 도서관에도 관심이 많고 철학이 있는 설계사사무소로 보이는데요.
관심 있으신 분은 해당 건축사사무소의 홈페이지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stlchicago.com/stl_work/songdo-library/
개인적으로는 STL과 범건축이 추구하고자 하는 도서관의 이미지와
메인 CG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콘셉트가 좀 부족해 보였습니다.
위 이미지가 유일한 건물 투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예송유치원과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이 있는 아카데미대로에서 바라본 뷰입니다.
도로의 소음에서는 반지하로 숨으면서 벗어난 것을 볼 수 있고, 대지 옆의 근린공원과는 자연스럽게 둔덕으로 연결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지붕부터 공원까지의 자연스러운 연결,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도서관의 연결 콘셉트는 아래 이미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STL은 도서관이 너무 화려하거나 강압적이지 않아야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위 이미지에서 빨간색 통로가 4면에서 모두 접근가능한 동선을 만들고,
도서관을 단일 층으로 만들어 어떤 거부감이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a single store solution'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단일층을 통해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건축적 제안을 하였습니다.
즉, 모두에게 물리적/심리적 접근성이 좋은 도서관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송도는 평지이지만 해당 대지는 약간의 경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건물을 약간 반지하 형태로 넣으면서 지붕을 잔디로 깔고 모두를 위한 광장으로 만들고,
아래 공간은 도서관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을 굳이 반지하로 넣는 이 과정이 불합리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넓고 쾌적한 이 대지를 좋게 사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한방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개념과 설명은 좋지만 그것이 잘 보이지도 않고, 강한 한방이 없어 기억에 남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건물의 반지하 개념은 아래 단면도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공동 4등, 사파리 건축사사무소
2020년에 오픈한 사파리 건축사사무소의 작품입니다.
기존에 AGIT라는 건축사사무소의 공동설립자였고 기본적으로 건축을 심플하고 모던하게 접근하는 스타일로 보입니다.
3개 층 규모로 올라와야 할 도서관의 공간들은 지하 화하였습니다.
앞선 STL의 도서관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녹지를 연결하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돌려주는 개념인데,
사실 송도 신도시라는 곳에 이런 개념이 필요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센트럴파크, 해돋이공원, 미추홀공원, 잭니클라우스 CC, 그리고 근처의 수많은 공원들까지
송도에는 해당 부지를 이렇게 녹지로 돌려줄 만큼 부족한 곳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디자인을 랜드스케입 아키텍처(Landscape architecture)로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유행이 지나고 진부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파괴적이지 않고 건축물로써 그 화려함을 자랑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인 평면 계획은 좋았습니다.
은은한 자연채광과 함께,
순환형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는 형태는 단순 독서를 위한 공간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습니다.
공간들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연결된다는 점,
사람들이 도서관 안에서 산책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없는 좋은 제안이었습니다.
4방으로 뚫려있어 어디서든 접근가능하고 배치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물이 주변과 어떤 충돌도 없는,
자연스러운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건축물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영역이 구분되지 않고 시각적인 공간 분리가 되지 않으면 이용상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좋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해결책과 함께 멋진 건축적 제안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3등, SMAR
스페인과 호주에 사무실이 있는 건축사사무소입니다.
홈페이지를 둘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임팩트 있는 한방이 있습니다.
아주 심플하고 모던한 건축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화려한 건축물을 많이 보여줍니다.
https://www.smar-architects.com/
아래는 송도 국제도서관 3등 안인 SMAR의 작품입니다.
뭔가 3등 안과 4등 안들은 결이 비슷한 느낌입니다.
낮은 건물(반지하)과 광장과 자연을 연결하는 듯한 미니멀리즘 건축물.
SMAR은 개인적인 취향이긴 한데,
CG나 분위기, 투시도의 뷰 등이 임팩트가 있어서 흥미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특성,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 이용성 등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오픈형 도서관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흡사 SANNA의 롤렉스 러닝 센터가 떠오르는 내부 인테리어 cg도 볼 수 있습니다.
기둥이 없고 개방적인 와플구조형태의 지붕,
유선형의 책장이자 의자가 자연스럽게 외부 자연과 연결되고 개방적인 도서관 이미지는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자료로는 어떠한 해석과 의도로 공간을 계획했는지 알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3, 4등의 해석은 유사하고 반지하 공간으로 인해 감점 사항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등, Atelier Lab.C.
중국 충칭대학교의 Atelier Lab.C.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맘에 드는 외관이고 세련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사평을 보면 대지와의 연계성이 낮고 일반적인 도서관의 해법(내부 공간이나 추가적인 아이디어 부재)으로 아쉽게도 1등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입니다.
아뜰리에 랩 C의 디자인 방향성은 송도 국제도서관에 제시된 이미지와 동일선 상에 있습니다.
대부분 기하학적인 형태와 더불어 에너지 적인 관점에서 기능적인 내용도 충실히 채워진 건축물입니다.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Volcano and Intelligence"로 지식의 화산폭발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디어가 넘치는 그러한 공간들을 화산과 비유하였고, 직관적으로 외부형태까지 화산형태로 연결했습니다.
기하학적인 형태의 논리나 접근법이 납득이 되지 않지만 ,
그래도 시각적인 형태, 공간의 장소성들을 보여주는 개념으로 보입니다.
내부적인 인테리어나 공간들의 상징성은 확실해 보이고 효과적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건축물에서도 실들의 구성이 너무 개방적이고 열려 있다는 생각입니다.
공간이 열린 부분이 있으면 실들로 구성된 닫힌 공간도 필요한데, 중앙의 열린 구조에만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아래의 단면에서 가장 오른쪽,
인텔리전스 박스 (Intelligence Box)로 불리는 이 공간이 상징성이 불분명한 것이 아쉽습니다.
오른쪽의 근린공원과의 단절로 보이고, 연계하여 더 좋은 공간들을 만들 수도 있어 보이는데
정면의 CG에서나 내부 투시도 CG 어디에서도 그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층을 어느 정도 개방적으로 공개하여 접근이 쉬워 보이고 대 공간들은 지하로 계획,
지열이나 우수 저장, 친환경 시스템 등 대학교의 지식인들의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지극 정성이 느껴지네요.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과 같이,
송도만의 해석이 없고 다른 어느 곳에 두어도 괜찮은, 그냥 그 정도의 도서관으로 보입니다.
1등, Pentatonic LLC + 선건축사사무소
미국 캘리포니아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한국인 대표가 있는 건축사사무소 펜타토닉사입니다.
오랜 기간 좋은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있고 NBBJ와 협업하여 많은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https://www.pentatoniclab.com/crisscrosslibrary
1등, 당선작은 새로운 의미의 도서관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존의 책을 보관하는 아카이빙이 중요했던 폐쇄적인 도서관에서
공공성을 부여하고 자연과 함께 교감하는 새로운 공간을 제안했습니다.
12개의 블록을 4개씩, 3개 층으로 크로서로 쌓아 9개의 마당을 만들어내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인데요.
건폐율, 용적률에 맞춰서 큰 덩어리(메스)로 공간을 시작하는 일반적인 접근법과 다르게,
긴 나무 장작들을 직각으로 쌓아가면서 숨구멍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당선의 당락은 아래 다이어그램에서 끝났을 것 같습니다.
다이어그램의 승리!
너무 명백한 개념을 너무 깔끔하게 정리하였고, 건축물 결과물까지 잘 연결해 주었습니다.
외부와 접하는 면적이 최대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자연공간(작은 마당)과 건축의 조화,
대공간과 소공간들의 영역 분리, 반복적인 리듬을 통해 친밀한 공간을 연출하였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오른쪽의 근린공원에서의 접근성(출입구가 없음)이 부족해 보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도서관으로 공간들이 열려있는데 정작 출입하는 공간은 남북 방향으로 1개씩,
총 2개밖에 없네요.
물론 근린공원에서는 2층 레벨로 진입하여 내려오는 방법이 있고 그렇게 계획되어 있지만
토지를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1층으로 랜드스케입으로 접근이 가능했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평면을 살펴보시면 여기서도 공간을 실로써 구분하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입찰 공고문에 오픈 구조로 하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공간을 수평으로 길게 그리고 그 공간들이 서로 엮이면서 분리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간 분리가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목재 재질의 외장재가 인근 근린공원과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등과도 잘 어울리고
너무 차갑거나 어색하지 않은 친환경적인 도서관의 콘셉트를 잘 보여줍니다.
수직으로 찢어놓은 듯한 나무 결이 느껴지는 저러한 패턴이 어떻게 실시설계로 이어져,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준공시점만 기다려집니다.
작은 마당들이 나무를 품고 있고 밝은 도서관을 단면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1층과 2층에서 접근하여 단일 층으로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구조,
중간중간에 자연을 품은 마당들이 보이는 기분 좋은 도서관, 송두 국제도서관의 당선작입니다.
현재 진행 형, 송도 국제도서관
아래 이미지들은 최근에 공개된 송도 국제도서관의 현재 진행형 CG입니다.
쭈욱 한번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도서관은 원안대로 거의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조금 비현실적이었던 공모현상 때의 이미지를 바닥, 벽, 천정 두께 등 현실적으로 바꿔나가고 있고,
삐뚤삐뚤했던 건물의 형태를 효율적인 공사를 위해 직각으로 변경한 정도로 보입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현상설계 공모 때의 나뭇결 느낌이 많이 죽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현실적인 시공을 고려하였을 때나 표현의 방법 등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인 루버형태로 갈 수밖에 없겠죠.
다만 나무 목재 마감은 그대로 가져갔음 하는데,
현재는 렌더링 툴의 한계로 정확한 재질감은 알 수 없어 보입니다.
아래는 제가 직접 작업해 본 송도 국제도서관 조감도입니다.
주변 대지와 어떻게 호흡하는지, 잘 어울리는지, 방향성이 어떤지 살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옆의 근린공원이나 골프장 쪽으로 전망이 더 잘 보여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않고 폭력적이지 않은 건축 디자인으로 진행이 되었고,
심사 과정에서도 그러한 점을 잘 캐치하였다는 점에서 좋은 도서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대되는 송도 국제도서관은 2023년 5월 2일 기공식과 함께 착공을 하고 2025년 완공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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