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처음 배우고 재미를 느끼던 시절,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워했던 건축가가 있습니다.
'YES IS MORE'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덴마크 유명 건축가인 BIG(Bjarke Ingels)입니다.
비앙케 잉겔스, 야르케 잉겔스라고 읽기도 하지만 편하게 BIG라고 부릅니다.
이 건축가는 사회적 문제나 지역적 이슈, 물질적인 해석, 어떤 모티브로부터
해결책을 가져오는 방법을 도입(ARCHITECTURE CONCEPT)합니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컨셉을 가지고 건축물을 계획하고 그것을 구현합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을 가지고 쉽게 해석하고 시각화합니다.
그리고 디테일이 고급스러운지 단순한지를 떠나서 그것을 실현하여 건축물로 만들어냅니다.
제가 BIG를 좋아했던 이유는 공간적인 콘셉트도 좋지만 외관으로 보여지는 입면의 콘셉트이었습니다.
단순하고 컨셉츄얼함을 너무 촌스럽지 않게 표현해 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프레젠테이션 합니다.
이 키 작은 건축가는 건축주를 설득할만한 강력한 아이디어와 Presentation skill로 수주를 합니다.
그리고 Paper architecture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실제 건물로 완벽하게 구현해 내면서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현대건축의 서막을 열었던 렘쿨하스(OMA)의 건축과 컨셉의 개념을 BIG가 잘 이어받았습니다.
이제는 덴마크 건축가가 아닌 글로벌 건축가로서 멋진 건축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2가지 작품을 살펴볼까 합니다.
건물이 커텐처럼: 선전 에너지 그룹 사옥
이 건물이 가지는 의미와 제가 좋아하는 핀트는 조금 다릅니다.
제가 이 건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건물의 커튼월과 디자인을 아주 유연한 곡선으로 표현해 냈다는 점입니다.
마치 커텐을 살짝 손으로 걷어 올린 것과 같은 디자인이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단독주택에서 이러한 디자인을 구현하고 싶었는데, 오피스 건물에서도 아주 심플하고 멋있게 구현해 낸 부분을 좋아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2009년 당시 공모작품입니다. 다소 15년전 CG여서 촌스러워 보이는 부분은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건축적인 부분을 살짝 설명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알려진 SHENZHEN(선전, 홍콩 북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건축물의 위치는 선전 도시의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중심 게이트의 위치해 있습니다.
발주처는 선전 에너지 그룹 (SHENZHEN ENERY COMPANY)였고 이 건물은 단순 회사 사옥을 너머,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2009년에 국제 공모로 당선이 된 작품이고 2018년에 준공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건물의 외피가 이 도시의 기후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지속가능한 퍼포먼스를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그 솔루션으로는 복잡한 구조나 루버의 무빙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단순한 원칙을 사용했습니다.
원칙은 매우 심플하게 태양을 직접적으로 맞는 부분은 닫아주고, 그렇지 않은 북쪽은 열어주었습니다.
지그재그 형태로 커튼월 입면이 구성되어 있는데 태양이 많이 들어오는 부분은 알루미늄 패널로 막아주고,
간접적으로 햇볕이 들어오는 부분은 통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단순한 커튼월 구조로 건물의 에너지를 30% 정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현대건축에 있어 커튼월 High-rise 건물들이 단순한 통유리로만 구성되거나 지나치게 High-technology적인 성향을 보여준 방면 경제적으로도 친환경적으로도 합리적인 건물을 제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배면 디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디테일이나 디자인적으로 변태적인 건축가는 아니기에 컨셉추얼 한 내용을 구현했다는 점만 주목하고 싶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코펜힐 열병합 발전소
대표적인 건축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 케이스로 봅니다.
이상과 현실에는 갭이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원래 폐자원 에너지화 발전소였습니다.
40년 넘게 지역의 폐기물을 처리해 온 이 건축물이 노후화되어 새롭게 리노베이션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2010년 국제 공모였던 이 프로젝트는 옥상의 20-30%를 대중에게 개방해서 공생할 수 있는 제안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선작은 당연 BIG였습니다.
그는 발전소 옥상에 스키 슬로프와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넣어 제안을 하였고 외관부터 프로그램까지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아 당선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길고 높은 85M 클라이밍 벽을 포함하여 루프탑 바, 크로스핏 공간, 하이킹과 트레일링 산책로, 전망대, 스키장 등 다양한 레크리에이션을 제공했다는 점도 대단하지만 이를 구현해 냈다는 점이 더 대단한 부분입니다.
BIG는 코펜하겐 사람들의 갈증도 해소해 주었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평지로 언덕이나 산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스키를 탈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아쉬움을 덴마크 건축가로서 분석하고 파악하였고 건축에 반영하였다는 점이 영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 건축을 넘어 공공기관과 민간 회사, 건축가, 지연주민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의한 좋은 케이스입니다. 혐오시설에 대한 거부감은 어느 나라나 똑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깨끗한 환경을 원한다면 새벽에 치워주는 청소부가 필요하듯이, 우리의 문제도 우리가 결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건축이 혐오시설에 대한 갈등을 해결한 BIG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쓰레기를 에너지로 생산하는 공장, 그리고 이 공간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공생이 인상적인 코펜힐이었습니다.
아래 홈페이지에서 BIG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경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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