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브리지란?
스카이브리지(sky bridge) 혹은 공중다리, 하늘다리라고도 할 수 있는 건축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연결해 주는 공중에 떠 있는 연결통로 보시면 되겠는데요. 공동주택에서의 스카이브리지는 주로 아파트 주동 최상층을 연결하여 라운지와 하늘정원을 꾸며놓는 공간으로 많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에 준공된 스카이브릿지 사례는 래미안 첼리투스와 서초 푸르지오 써밋이 있습니다. 하지만 2개의 사례 모두 주동 최상층은 아니고 중간층, 중상층 정도에 설치되어 있으며 통로 및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정도가 있는 휴식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스카이브리지는 시공사에서는 크게 2개로 나누고 있습니다.
(1) 스카이 워크(Sky walk) / 스카이 가든(Sky garden)
(2) 스카이 브리지(Sky bridge) / 스카이라운지(Sky lounge)
지붕이 없거나 지붕이 1/2 이상 열려있는 (1) 스카이워크는 정원이 있는 옥상의 공간입니다. 외부공간으로 명확히는 지붕이기 때문에 면적과 층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붕이 있고 실내공간으로 구성된 (2) 스카이브리지는 커뮤니티 시설입니다. 둘의 차이는 면적에 들어가고(실내공간 (2) 번) 안 들어가고(실외공간 (1) 번)의 차이로 면적에 들어가게 된다면 층수 및 높이, 용적률(지상 연면적)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시설의 이용측면이나 안전성 등을 생각하면 (2) 스카이브리지가 좋긴 하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올라가고 입주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세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1)과 (2)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경우 (1)으로 제시하고 더 좋은 사업조건을 제시하기도 하고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죠. 안전성이나 이용성 측면에서는 (2) 번이 더 좋다는 개인적인 의견은 있습니다.
우리 머릿속의 아파크는 성냥갑처럼 생긴 모양일 겁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아파트에 곡선이 들어가고 얇아지고 오피스타워처럼 유리가 많아졌습니다. 타워팰리스, 래미안 첼리투스나 성수 아크로, 트리마제 등이 있겠죠. 물론 주상복합이기 때문에 생김새가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관적으로 더 우수한 건물,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건물, 주변과 조화로운 건물 등의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아파트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가장 많은 돈이 모이는 재건축 재개발로 흘러왔습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더 화려하고 멋지게 만들고 공사비를 높일 수 있고(유리면이 많아지고 구조물이 많아지니 당연히 공사비가 상승하겠죠) 사업주(신탁사나 조합원) 입장에서는 커튼월 입면이나 스카이브리지가 생기면서 예뻐지면서 프리미엄을 얹어서 판매(분양)가 가능해졌습니다.
지난 5년간 스카이브리지가 없는 유명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보기 힘들 정도로 당연시되었습니다. 그중 유독 서울시 프로젝트는 스카이브리지가 쉽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아파트에서 스카이브리지의 의미
아파트에서 굳이 스카이브리지를 설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위험성이나 구조, 공사비, 활용도 측면에서 물음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스카이브리지는 최고급 아파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무조건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상징물이 되었죠. 추후 아파트값을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가격이라는 것은 합리적인 논리보다는 심리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스카이브리지가 있고 없고는 "서울시에서 내 아파트가 최고다! 나 잘 산다!"라는 자존심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된 것입니다.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시공사가 제안하지 않는다면 이는 성의와 진정성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최근 재건축 재개발의 스카이브리지들을 보면 정말 화려하고 입이 딱 벌어질 정도입니다. 실제로 시공된다면 도시의 상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왜 서울시는 그동안 스카이브리지를 허가해주지 않았나?
재건축 재개발 시장에서 스카이 브리지의 등장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준공한 아파트도 몇 개 없지요. 그만큼 공사 난이도와 인허가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인허가 관련해서 먼저 말씀드리면
故 박원순 시장의 도시적, 건축적 접근 방법이 보수적이고 공산주의적이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새로운 아파트는 인근 지역에 위화감을 주면 안 되고 공존하면서 조화롭게 지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요.
서울시는 오랫동안 ‘스카이브리지가 위압감과 위화감을 조성하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축 심의를 통과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인허가가 어려웠던 이유지요. 대부분의 지난 스카이브리지는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는 선에서 축소되어서 설치되고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장이 오세훈 시장으로 바뀌면서 시장의 욕구와 흐름에 자유를 주기 시작하면서 스카이브리지가 인정되고 인허가가 가능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잠실 미성크로바가 스카이브리지를 유지한 채(축소)로 최근에 건축심의를 통과하였습니다.
현재 2023년 인허가 기조는 스카이브릿지 설치가능입니다.
인허가라는 것이 결국 허가권자(지자체 공무원)의 성향이나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물론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공사가 제시하는 화려한 스카이브리지는 어렵지만 축소해서라도 적용하는 것이 현재의 서울시 기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시공사 선정 단계가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난 후 이루어집니다. 복잡한 내용이지만 서울시에서는 그동안 경미한 설계변경 범위 안에서만 시공사가 제안을 할 수 있었죠. 그렇지 않다면 설계변경으로만 약 2-3년을 소비하게 됐었기 때문에 스카이브리지를 쉽사리 제안하지 못했었습니다.
2023.01.20 - [재건축·재개발/재건축·재개발 개념] - 재건축재개발 - 경미한 설계변경 기준이 있나요?
물론 이러한 법규도 2023년 7월부터는 바뀌게 될 예정으로 그 이후의 시공사 선정 건은 경미한 설계변경이 아닌 배치부터 스카이브리지까지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어집니다. 해당 내용은 기존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2023.02.03 - [건축 정책/정책 발표] - 재건축재개발 - 시공사 선정 순서 변경으로 사업속도 높인다
스카이브리지의 추세
최신 스카이브리지는 대표적으로 한남 2 구역 재개발사업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현이 어려운 스카이브리지로 구조적 해결이 어려워 보이지만 심미적으로 아름답습니다. 추후 진행을 봐야겠지만 "배치 변경+스카이브리지의 축소"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또한 대우건설의 한남 2 구역 스카이브리지는 경쟁사업지에서 무리하게 제안한 것으로 지금의 추세와는 많이 다른 편입니다.
▼ 한남2구역, 한남3구역의 스카이브리지는 경미하지 않고 과도한 설계로 볼 수 있습니다.
2023.01.20 - [재건축·재개발/재건축·재개발 개념] - 재건축재개발 - 경미한 설계변경 기준이 있나요?
경쟁이 심했던 한남 2 구역을 제외하고는 실현 가능성 있는 스카이브리지가 제시되고 있는 것이 최신 트렌드입니다. 실제로 공사를 해야 하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거짓 제안을 더 이상 하게 될 수 없어진 것이죠.
그 외에도 최근 2-3년 사이의 스카이브리지 디자인은 아주 다양하게 제안되었고 최상층뿐만 아니라 중층에 걸리는 것도 디자인 추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실현가능성 있는 중층 스카이브지가 많이 제안되고 있고 과도한 스케일로 구조적 검토 없는 비현실적인 안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합은 사업의 주체로써 스카이브리지가 안전이나 운영 측면, 조합원들의 수요가 맞는지, 상징성 외 의미가 있는지, 전망 가능한 요소가 있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생각해 보고 실질적으로 고민을 해보아야 합니다.
스카이브리지는 적게는 30억에서, 많게는 100억 이상의 비용(공사비)을 사용하게 됩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그 길이와 실내공간인지 실외공간인지에 따라 설비, 구조 등이 추가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위치, 규모, 형태, 디자인 등 다양하게 검토해 보고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 조합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스카이브리지의 적용이 부담은 되나 공사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될 수 있습니다. 공사 경험이 있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공사들이 공사비에 대한 적정 레퍼런스가 없는 상황에서 부르는 게 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아파트 시장에서 높은 품질과 멋진 경관을 보여주는 모범 아파트가 나왔으면 합니다. 이러한 방향에는 나라의 정책과 시행사, 그리고 시공사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고 더 이상 성냥갑 아파트가 대한민국과 서울의 상징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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